제목 | 행복을 그대 품안에 / (Happy Pig Couple) / (幸せ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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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 30S (72.7X7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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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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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 2020년 |
작가명 | 한상윤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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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words : pigpop
길상돼지, 한상윤이 그린 삶의 서사 _ (안현정, 미술평론가 / 예술철학박사)
돼지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 의미는 크게 길상(吉相· 吉祥)이란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복을 많이 받을 얼굴의 생김새[吉相와 운수가 좋을 상서로운조짐[吉祥]이라는 해석 속에 행복의 메타포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상윤 작가는 돼지의 길상적 모티브를 의인화함으로써 자신이 그린 세계 속에서 고통 없이승리하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한 돼지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한상윤의 작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동양적 필획과 팔색조를 넘나드는 평면구성이다. 작품의 외곽선은 초기 모더니스트들이 실험했던 2차원적 선을, 대상을 채우는 색들은 선명하고 단순하게 구체화되어 '주제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6세기 사혁(謝赫)이 「고화품록(古畵品)」에서 언급한 골법용필(骨法用筆)의 기초 위에 서구 모더니즘이 추구했던 색면(色面)을 조화시켜 형식과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것이다.십이지신 가운데 마지막 동물인 돼지(支)는 신화(神話)에서 신통력(神通八을 지닌 동물, 길상(吉祥)으로 재산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해 왔다.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돼지(家)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에 이르러 산수가 깊고 험한 것을 보고 나라의 도읍을 옮긴 바 있다.우리의 고대 출토유물, 문헌이나 고전문학에서 돼지는 이렇듯 상서로운 징조로 해석된다. 민간에서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으로, 집안의 수호신으로도 번역되었다.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사업이 번창한다는 의미는 물론, 정월의 첫 돼지날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성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듯 돼지는 공(功)이 많은 동물이다.
하지만 한상윤 작가의 돼지가 처음부터 길상과 해학(諧) 어린 여유를 뽐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그에게 돼지란 '현대인들의 물질적욕망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매개체였다. 그리고 워홀(Andy Warhol, 1928-1987) 팝아트란 자본의 상징을 넘어, 인간에 내재한 '욕망=행복의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였다. 그러하기에 한상윤의 풍자에는 '팝(POP)=자본을 앞세운 대중사회의 속성'을 솔직하게 관망하는 통쾌한 해석이 자리한다. 풍자와 비판으로 시작된 돼지는 시간을 더하면서 “어차피 우울한 세상(慶世), 신명나게 즐겨보자!"는 긍정의 매개체로 전환되었다. 작가는 자본에 대해 의미심장한 언어를 던진다. “자본주의와 대중을 특징으로 한 팝아트는 현대사회를 맹목적으로 옹호한 것이 아니다. 노동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인 것처럼, 팝아트는삶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보라는 우의(意)를 담고 있다. 나의 돼지그림 역시 팝의 긍정적 속성을 담는다."
이렇듯 한상윤의 작품 속에는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가로질러 행복을 쟁취한,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간 돼지 군상이 자리한다. 나의 누이 형제와부모, 사랑하는 이와 친우(親友), 경쟁 속에서도 '나이스 샷'을 외치는 다양한 인간관계, 무엇보다 갖은 풍파 속에서도 여유(餘裕)를 즐기는 행복한 자화상이아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Pig-Pop, 현학적 삶을 가로지른 해학미의 추구>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한상윤 작가가 돼지를 그린 지 어느덧 10여년이 넘었다. 현대인에 내재한 물질적 욕망을 3쾌 (유쾌·상쾌·통쾌)라는 역설의 매개체로 전환시킨 작가는 3포세대 (연애·결혼·출산 포기)로 분류되는 현상에 해학적 반기를 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동양화 붓을 들었던 작가는 구상성을 지닌 팝아트 안에 '치열한 현실인식'을 배태시킴으로써 동양의 획과 서구의 색면이 조형적으로 빛나는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작가의 돼지그림은 예술 속에서좋은 기운과 만났을 때, 현실의 고통조차 위안 삼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궁극적인 이유는 한상윤 작가의 따스한 인간미, 긍정적인 자기혁신과 '현재를 발판삼은 미래의 가치'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시대 어려운 삶 속에서 돼지를 통해 행복과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돼지란 소재에 천착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일본 유학당시 풍자 동물만화가로 유명했던 요시토미 야스오(康夫)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학부 커리큘럼이 4년 내내 교토시(京都市) 동물원에서 동물 크로키를 훈련하는 것이었다. 유럽과 교류가 잦은 학교여서 해외전시에서도 동물 풍자만화를 전시했다. 돼지가 작품에 정착한 것은 오랜 형식실험의 결과이다. 처음 그렸던 돼지는 리얼리티를 기반 한 현대인들의 물질적 욕망을 담았다. '돼지 같다'라는 의미에 반드시 좋은 뜻만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행복과자본 이면에 미련하다/둔하다'는 비하의 의미도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돼지로의 전환은 순간의 깨달음이 낳은 결과였다. 어느 날 웃고 있는 행복한돼지를 보니 우리가 살고자 하는 삶이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자에서 해학으로 전환된 돼지는 동전 양면과 같은 우리 삶의 기록인 셈이다."
한상윤 작가에게 '피그팝(Pig-Pop)이란 시대의 단면을 일깨워주는 가장 솔직한 매개체'인 것이다. 작품에 배태된 독창성은 풍자만화와 동양적 서법(書法)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결과이다. 조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지필묵(筆墨)을 잡기 시작한 그에게 '피그팝'은 화려한 도상성이 아닌 먹선에 담긴 세상 그자체로 기능하는 것이 아닐까.
※ Keywords : pigpop
길상돼지, 한상윤이 그린 삶의 서사 _ (안현정, 미술평론가 / 예술철학박사)
돼지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 의미는 크게 길상(吉相· 吉祥)이란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복을 많이 받을 얼굴의 생김새[吉相와 운수가 좋을 상서로운조짐[吉祥]이라는 해석 속에 행복의 메타포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상윤 작가는 돼지의 길상적 모티브를 의인화함으로써 자신이 그린 세계 속에서 고통 없이승리하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한 돼지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한상윤의 작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동양적 필획과 팔색조를 넘나드는 평면구성이다. 작품의 외곽선은 초기 모더니스트들이 실험했던 2차원적 선을, 대상을 채우는 색들은 선명하고 단순하게 구체화되어 '주제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6세기 사혁(謝赫)이 「고화품록(古畵品)」에서 언급한 골법용필(骨法用筆)의 기초 위에 서구 모더니즘이 추구했던 색면(色面)을 조화시켜 형식과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한 것이다.십이지신 가운데 마지막 동물인 돼지(支)는 신화(神話)에서 신통력(神通八을 지닌 동물, 길상(吉祥)으로 재산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해 왔다.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돼지(家)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에 이르러 산수가 깊고 험한 것을 보고 나라의 도읍을 옮긴 바 있다.우리의 고대 출토유물, 문헌이나 고전문학에서 돼지는 이렇듯 상서로운 징조로 해석된다. 민간에서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으로, 집안의 수호신으로도 번역되었다.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사업이 번창한다는 의미는 물론, 정월의 첫 돼지날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는 속성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듯 돼지는 공(功)이 많은 동물이다.
하지만 한상윤 작가의 돼지가 처음부터 길상과 해학(諧) 어린 여유를 뽐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그에게 돼지란 '현대인들의 물질적욕망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매개체였다. 그리고 워홀(Andy Warhol, 1928-1987) 팝아트란 자본의 상징을 넘어, 인간에 내재한 '욕망=행복의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였다. 그러하기에 한상윤의 풍자에는 '팝(POP)=자본을 앞세운 대중사회의 속성'을 솔직하게 관망하는 통쾌한 해석이 자리한다. 풍자와 비판으로 시작된 돼지는 시간을 더하면서 “어차피 우울한 세상(慶世), 신명나게 즐겨보자!"는 긍정의 매개체로 전환되었다. 작가는 자본에 대해 의미심장한 언어를 던진다. “자본주의와 대중을 특징으로 한 팝아트는 현대사회를 맹목적으로 옹호한 것이 아니다. 노동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한 방편인 것처럼, 팝아트는삶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보라는 우의(意)를 담고 있다. 나의 돼지그림 역시 팝의 긍정적 속성을 담는다."
이렇듯 한상윤의 작품 속에는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가로질러 행복을 쟁취한,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간 돼지 군상이 자리한다. 나의 누이 형제와부모, 사랑하는 이와 친우(親友), 경쟁 속에서도 '나이스 샷'을 외치는 다양한 인간관계, 무엇보다 갖은 풍파 속에서도 여유(餘裕)를 즐기는 행복한 자화상이아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Pig-Pop, 현학적 삶을 가로지른 해학미의 추구>
일본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한 한상윤 작가가 돼지를 그린 지 어느덧 10여년이 넘었다. 현대인에 내재한 물질적 욕망을 3쾌 (유쾌·상쾌·통쾌)라는 역설의 매개체로 전환시킨 작가는 3포세대 (연애·결혼·출산 포기)로 분류되는 현상에 해학적 반기를 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동양화 붓을 들었던 작가는 구상성을 지닌 팝아트 안에 '치열한 현실인식'을 배태시킴으로써 동양의 획과 서구의 색면이 조형적으로 빛나는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작가의 돼지그림은 예술 속에서좋은 기운과 만났을 때, 현실의 고통조차 위안 삼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궁극적인 이유는 한상윤 작가의 따스한 인간미, 긍정적인 자기혁신과 '현재를 발판삼은 미래의 가치'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시대 어려운 삶 속에서 돼지를 통해 행복과 웃음을 선사한다. 그는 돼지란 소재에 천착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일본 유학당시 풍자 동물만화가로 유명했던 요시토미 야스오(康夫)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학부 커리큘럼이 4년 내내 교토시(京都市) 동물원에서 동물 크로키를 훈련하는 것이었다. 유럽과 교류가 잦은 학교여서 해외전시에서도 동물 풍자만화를 전시했다. 돼지가 작품에 정착한 것은 오랜 형식실험의 결과이다. 처음 그렸던 돼지는 리얼리티를 기반 한 현대인들의 물질적 욕망을 담았다. '돼지 같다'라는 의미에 반드시 좋은 뜻만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행복과자본 이면에 미련하다/둔하다'는 비하의 의미도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돼지로의 전환은 순간의 깨달음이 낳은 결과였다. 어느 날 웃고 있는 행복한돼지를 보니 우리가 살고자 하는 삶이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자에서 해학으로 전환된 돼지는 동전 양면과 같은 우리 삶의 기록인 셈이다."
한상윤 작가에게 '피그팝(Pig-Pop)이란 시대의 단면을 일깨워주는 가장 솔직한 매개체'인 것이다. 작품에 배태된 독창성은 풍자만화와 동양적 서법(書法)이 자연스럽게 융합된 결과이다. 조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지필묵(筆墨)을 잡기 시작한 그에게 '피그팝'은 화려한 도상성이 아닌 먹선에 담긴 세상 그자체로 기능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