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기선 : 한라산

기간: 2022. 10. 18 ~ 11. 03

장소: 갤러리ED (제주시 서사로 154, 한라일보 1F)

주최: 한라일보

주관: 한라일보, 이룸갤러리

문의: 064-750-2530


채기선 : 한라산




흔히 ‘한라산이 곧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라고들 한다. 한라산의 의미와 상징성을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채기선 작가에게 있어서도 한라산은 그렇게 다가온다. 작가는 화업에 입문한 시절부터 한라산 그림을 즐겨 그렸고, 실경 위주의 제주 풍경과 해녀 연작에 천착했다. 

40대 중반 무렵부터는 ‘애견과 여인’ 연작 등을 선보이면서 작가적 역량과 함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채기선 작가하면 ‘한라산’을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도 작가의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한라산’이다. 예전의 한라산 그림은 화폭에 많은 것이 녹아들었다. 꽃이 피고, 녹음이 우거지고, 대지의 생명력이 움트고,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한라산을 이야기했다. ‘한라산이 곧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림 한 폭이 곧 화산섬 제주이자, 섬을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화단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된 그림도 ‘한라산’이다. 2018년 4월 열린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채 작가의 ‘한라산’(150호) 작품이 국빈 선물로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그에게는 자연스레 ‘한라산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작가의 ‘한라산’ 화풍은 조금씩 변화를 거듭한다. 이는 2018년 한라일보 창간 30주년 기념전 ‘마음의 풍경-한라산과 백두산’ 전 출품작들에서 보다 선명해진다. 이전에 비해 구도와 기법은 보다 단순해지고, 화폭은 푸른색, 붉은색 위주로 변했다. 수십 번 덧칠을 반복하면서 농도와 명암의 강약만으로 한라산을 이토록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청년작가 시절부터 2020년 4월 한라일보 갤러리ED 개관기념전을 거쳐 이번 ‘한라산’전(2022.10.18.~11.3)에 이르기까지 연륜이 쌓이면서 농익은 그림은 깊은 사색과 신비함을 느끼게 하고,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일례로 이번 전시에서 그는 물이 들어찬 한라산 백록담 그림을 처음 선보인다. 주변의 산세는 생략한 채 백록담만 부각시켜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거기 푸른 물결 위에 일곱 개의 별자리 북두칠성을 표현해 냈다. 한라산은 말 그대로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은 산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불리는 것 아닌가.

별은 밤하늘에만 떠있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백록담 산정호수에, 밤하늘에 빛나는 북두칠성을 그려넣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일곱 개의 별이 백록담 푸른 물결에 반짝인다. 한라산의 또 다른 표현이자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쯤은 품고 있는 별을 담았다. 언제 어디서 봐도 가슴 뭉클하고 그리운 한라산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이번 한라산 전에는 밤바다를 가득 밝히는 어선들의 불빛(어화)이나, 거침없이 내달려 바다로 직하하는 정방폭포 등 다양한 ‘한라산’ 그림을 선보인다. 우리가 늘상 가까이 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라산의 다양한 변주를 화폭에서 느낄 수 있다.

작가는 한라산의 많은 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버려야 채워지는 이치를 보여주는 것처럼 과감히 생략하고, 군더더기를 없앤 ‘한라산’ 그림은 더욱 진한 감흥으로 다가온다. 색감은 오히려 더욱 풍성해지고 전해지는 울림은 진하다. 눈을 감아도 한라산 산세가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수없이 발품을 팔고, 스케치를 하면서 체화된 한라산이기에 저절로 우러나오는 느낌이다. 작가는 아마도 훗날에는 점으로, 혹은 선 만으로 한라산을 담아내고 있지는 않을까.



-작가노트-

1996년 2월 어느날 마주한 붉은 한라산은 나의 마음에 강하게 자리하여 작품의 중심소재가 되었다. 

그로부터 장엄하고 신비롭고 숭고한 한라산을 표현하려 그리고 또 그려왔다.

2022년 오늘도 한라산을 그린다. 지금의 한라산 표현은 좀 더 내면의 감정을 끌어올린 것이다. 

안개에 둘러싸인 듯 불분명한 하루하루를 살아오다,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고 삶의 의미,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고 싶어졌다. 

한라산이 구름을 걷어내면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표현은 정체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보여주고 확인하고픈 나를 표현한 것이다.

2022년의 어느날 한라산은 또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다.



채기선 | 蔡基善, Chae Ki-seon 


제주대학교, 경기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졸업 (논문 : 한라산 형상의 심상표현연구) 

개인전 27회 등 다수 전시 활동


수상 

200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 대상 ‘像-한라산’ (국립현대미술관) 

2018년 남북정상회담 국빈선물 선정(한라산 작품 150호) 


주요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한라의봄, 100호) · 수원지방법원 (한라산, 300호) · 서울지법고양지원 (한라산, 300호) · 제주도문화진흥원(범섬, 20호) ·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산, 1000호) · 제주KCTV방송국 (일출봉, 200호) · 한라병원(섭지코지의아침, 1000호) · 서울지방법원 (한라산, 300호, 150호) · 한라일보사 (한라산, 300호) · 기당미술관 (한라산영원의빛, 50호) · KBS 제주방송총국 (한라산영원의빛, 500호) · 제주도립미술관 (마음의풍경-한라산, 300호) · 제주국제공항의전실 (100호한라산) 등